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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11] 인문상담사 2급 자격 취득 후기 (0) 관리자 LV.48 1 2 2025-12-15 17:21



인문상담사 2급 자격 취득 후기

 

이 정 민

인문상담사 2급

문학상담 전공 석사

 

저는 한국상담대학원 대학교에 입학해서 첫 학기에 <문학상담과 글쓰기>라는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문학상담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시를 읽고 또 나 자신의 이야기를 시로 쓰고 학우들과 시를 매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파서 나도 모르게 꽁꽁 싸매두었던 생채기들이 시에 묻어 나왔습니다. 그리고 때때로 학우들의 나눔의 말이 나의 상처 위에 따뜻하게 내려앉았습니다. 참 신비하고 놀라운 일들이 마음 안에서 일어났습니다. 니마이어(Neimeyer)는 글자로서의 언어는 우리의 독특한 상실감을 구성하는 감정과 의미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다면서, 시적인 자기 표현은 사람들이 말로 하는 한계를 무너뜨리고 명확하게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애도와 상실』, 2023). 정말 그랬습니다. 일상적인 말로는 다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때때로 시 안에서 불꽃처럼 일어나기도 하고, 눈물이 되어 방울방울 흘러내리기도 했습니다. 인문상담은 이렇듯 일상적 언어로는 닿기 어려운 부분에 접근할 수 있는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인문상담사 자격증시험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인식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철학상담이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 철학의 시발점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문학상담이 ‘사고와 감정의 표현이며 기록’이라는 문학의 본래 기능으로 돌아가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입니다. 인간의 삶을 다루는 인문학과 상담이 필연적으로 만나는 자리에 함께한다는 생각을 하니, 시들어가는 불에 기름이 부어지듯 촌스럽게 뿌듯한 마음까지 차올랐습니다.

인문상담을 경험한 이들은 모두 저와 비슷한 마음의 변화를 경험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는 우리가 인문상담의 울타리 안에서 하나둘 피우게 된 마음속의 불빛을 또 다른 누군가와 나누려는 마음, 괴로운 마음을 꽁꽁 싸매어두고 외로워하는 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싶은 마음으로 나아가겠죠. 인문상담사 자격증 취득이라는 과정이 내가 만나고픈 누군가에게 잘 다가가기 위한 준비 중 하나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가볍고 든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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